이미지는 사진으로 보면 잘 모르겠지만 실물은 은근히 어? 녹차?
라는 느낌을 주는 우리고 난 다즐링 찻잎 사진입니다.  

홍차에 대해 그다지 깊은 이해는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만.
가끔 즐긴다라고 하는 것과 즐겨야 한다는 것의 차이때문에
스스로를 속이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보편적으로 다즐링에 대해 묘사하고 있는 글들을 보면 '가볍고
섬세한 맛'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다즐링이 가벼운
차라거나 편한 차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물론 그 편하지 않은 차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만행을 서슴치 않습니다만.
다즐링은 결코 보편적인 차도 편하게 마시는 차도 아니예요.
그러니 조금만 딴짓을 해 시간을 놓치거나 수색때문에 깜빡 속거나
심지어 제대로 우렸는 대도 쓴맛이나 풀맛에 실망했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블렌딩 된 다즐링의 경우 조금
누그러지긴 하지만  다즐링이 떫은 맛이 약한 차라는 건 사실이 아니예요.
어떤 의미로 다즐링은 가장 순수한 차맛에 가까운 차라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뜸이 제대로 들은 커피는 쓴 맛조차 풍미가 되는
것처럼  다즐링의 떫은 맛도 풍미에 가깝습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다른 향과 맛을 모두 압도하는 순수한
떫은 맛이 다즐링의 특징이다라고 누군가에게 듣게 되더라도
전혀 놀랍지 않다는 겁니다. 다즐링은 떫어요. 단지 그 떫은 맛이
즐길수 있을만한 유쾌한 떫은 맛인 거죠. 베이식한 차라는 건
말그대로 기본적인 차란 의미이지 편하게 마시는 차란 의미가
아닙니다. 베이식한 차는 편하게 마셔야 한다라고 고정관념도
일종의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차는 어렵게 마시면 되는 거예요.
전 홍차 종류를 잘 마시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와일드 스트로베리나
라스베리를 권하지 처음부터 빈티지 다즐링을 권하지 않아요.
상대방이 즐길 여유가 없는데 무조껀 이게 좋은 거야라고 세뇌시키는 건
대접한다기보다 오히여 자기과시에 가깝습니다.
다즐링이 어울리는 티타임이란 것과 그렇지 않은 티타임이란게
있는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전 포도는 거봉과 머루포도만 먹습니다. 당도가 아무리 높아도
그렇게 잘 먹지 않아요. 고로 다즐링은 머스캣 향이 나니까 맛있는 차라고
하는 논리는 인정할 수 없다구요.
Posted by Candy smooth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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